백야 (White Nights)

이미 예전 포스팅에서도 밝혔듯, 어렸을적부터 꼭 보고 싶었던 영화였다. 국내에 개봉했던 1986년 그때부터 무척이나 보고 싶어했지만 그 당시에는 나이가 걸렸고-_- 그후 DVD 출시가 한동안 되지 않아서 못보고 있다가 이제서야 보게 되었다. 생각해보면, 그 아무것도 모르던 어린아이때부터 왜 유독 이 영화를 그렇게도 보고 싶어했는지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잘 이해가 되진 않지만 암튼 그랬다.

하긴, 그땐 이 영화가 무진장 신기해보였던것 같기도 하다. 그저 잠깐 예고편만 보았을 뿐인데, 춤이며 노래며 모든게 낯설고 신선해보였을테니까. 게다가 그땐 라이오넬 리치의 Say You Say Me를 무척이나 좋아했었고-_- 이후에는 필 콜린스의 Separate Lives를 좋아했(고 지금도 좋아한)다. 이 노래들은 대체 영화에 어느 장면에 어떻게 박혀있는지도 궁금했다. 하여간 별것도 아닌데 별 시시콜콜한 것까지 다 궁금했었던것 같다.

4:3으로 잘려나간 화면을 보고 있자니, 역시나 80년대 촌티가 영화 곳곳에서 줄줄 흐른다. 옷이며 대사며 더빙 상태까지 참 old-fashioned하다. (바리시니코프는 자본주의 세계를 동경하는 캐릭터 때문인지 영화 초반부 시종일관 청바지 차림으로 나온다. 하다못해 이런것 하나까지 영화는 클리셰들 투성이다.) 어렸을적에는 그저 신기하게만 보였던 발레와 탭댄스 또한 이제는 너무나도 익숙해져버렸고 (그래도 그레고리 하인즈의 탭댄스는 제법 멋지다) 영화의 주제나 다름없는 자본주의, 공산주의 이념 대립마저도 어느덧 호랑이 담배먹던 시절 이야기가 되어버렸으니 말이다. 아무렇지도 않게 실내에서 담배를 피는 장면이나 테입레코더 같은걸 보면 정말 어쩔수없는 80년대 영화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테일러 핵포드는 영화를 잘 만드는 사람인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역시나 노래때문에 찾아보게 된 Against All Odds 역시 참으로 후졌고-_- 사관과 신사는 너무 오래돼서 기억도 잘 안난다. 궁금했던 Separate Lives는 러브테마임에도 레이먼드 부부가 탈출을 결심하고 강행하는 긴박한 장면에 삽입되어 그다지 어울리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암튼 영화를 보고 난 감상은, 20년이 넘도록 가져온 이 영화에 대한 호기심을 해소한것 이외의 의미는 찾을수 없었다는 것이다. 역시나 이런 영화는 제때에 감상했었어야 했다. ㅠ.ㅜ 강산이 두 번이나 바뀔만한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며 찾아볼 만한 류의 영화는 아니기 때문이다. 


by 伯松 | 2009/08/27 15:58 | movie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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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월레스 at 2009/08/27 16:23
개봉당시 대한극장에서 봤던 기억이 있네요. 말씀대로 이영화 냉전이라는 시의적인 맥락도 있고, 사운드트랙 한창 유행할때 나왔으니 여기저기서 주제가 엄청 나왔었죠. 거기보면 주러미국대사관 같은데서 리셉션인가를 하는데 게스트중에 한복입은 여자모습이 살짝 스쳐지나갈거에요.. 극장에서 발견이랍시고 희희덕댔었던가..그랬죠.ㅋㅋ
Commented by 伯松 at 2009/08/30 14:23
저두 한복입은 여자 봤어요~ ㅎㅎ 70mm 대형 화면으로 보셨으면 그래도 볼만했을꺼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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