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음악' 카테고리에 그냥 이렇게 막 잡담을 늘어놓는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아마도 처음인듯...) 하긴 되도않는 감상문 같은것보다는 그냥 이렇게 생각나는대로 막 쓰는게 어쩌면 더 솔직한 것일지도. 주말이 끝나고 다시 한 주를 시작하는 일요일 저녁, 산더미같이 남은 할일을 애써 모른척하며-_- 이렇게 딴짓중이다. 뭐 원래 그런거 아닌가. 평소엔 거들떠도 안보던 것들이 꼭 항상 바쁠 때만 재밌어 보이는거. 포스팅은 커녕 평소에는 잘 들어봐보지도 않는 이곳도 역시나 뭐 그중 하나.

아무래도 요즘 젤 많이 듣는건 때가 때이니만큼 비틀즈 리마스터링 앨범들. 비틀즈의 음악을 좋아하게 된 많은 사람들이 아마도 거쳐왔을법한 단계(이런 구닥다리 음악이 대체 뭐가 좋다는거지? -> 어, 근데 60년대 음악치고는 대단한것 같지만 굳이 지금까지 들어야 하는지는 잘.. -> 아니다. 생각보다 괜찮다. -> 음.. 형님들 몰라뵈어 죄송합니다. ㅠㅠ)를 거쳐오면서 이제는 정말 이런거 저런거 다 떠나서 '음악이 정말 좋아서' 듣는 수준까지 간신히 도달한듯. 이번 앨범 재발매와 더불어 비틀즈 음악이 또한번 유행 아닌 유행이 되어버린듯 하지만 적어도 나랑은 별 상관없는 일이고.. 암튼 그렇다. 이번 리마스터링 작업이 단순한 앨범 재발매에 그치는 것이 아닌, 디지털음원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위한 초석이니만큼 앞으로 무슨 일들이 벌어질지 기대(그리고 약간의 우려?)가 된다.

며칠전 운동하면서 갑자기 펫샵보이즈의 Introspective가 듣고 싶어서 아이팟을 한참을 찾았는데 결국 찾지 못했다. 30G짜리 5세대 아이팟을 MP3로만 가득 채워서 다니기 때문에 특별히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경우 전 카달로그를 담아놓았는데 저번에 한번 갈아엎을때 빠졌었나보다. 좋아하는 곡이야 셀수도 없겠지만 최고는 예나 지금이나 역시 Left To My Own Devices, 반쪽짜리 싱글버전 말고 러닝타임 8분짜리 앨범 버전. 펫샵보이즈의 모든 것이 담겨 있는, 약간 무리는 있겠지만 이 곡 하나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는 그들의 최고 수작이다. 한때는 참 과소평가되었던 댄스음악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장본인들. 아참, 새 앨범에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Beautiful People이 결국 세번째 싱글로 선택되었다는 소식. 나는 정말 어쩔수 없는 대중취향. -_-

노앨 갤러거가 오아시스를 나간지 벌써 한달. 물론 처음에 비해서 다른 멤버들의 작곡 참여도가 높아지긴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여전히 노엘 없는 오아시스는 오아시스가 아니라고 생각함. 초창기 개망나니(...) 때에 비해 요즘 상당히 철들었다는 점 때문에 오히려 더 걱정스러운건, 노엘의 탈퇴 선언이 단순히 순간적인 '욱함'에서 비롯된게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 예전에야 뭐 잠깐 저러다 또 언제 그랬냐는듯 돌아오겠지 하고 별 걱정 안했겠지만 이번엔 왠지 좀 걱정이 된다는.. 

iTunes의 Genius는 한층 더 진화를 해 이제는 장르별 믹스 기능까지 제공한다. 이거 은근 괜찮다는 ^^ 내 경우 현재 록 믹스 7개, 팝 믹스 2개, 재즈 믹스, 신스팝 믹스, 스래쉬메틀(...) 믹스, 이렇게 12개. 특정 장르에 속한 곡이 많을 경우 아티스트별로 몇 개씩 나누어 제공하는듯. 물론 곡들은 믹스별로 고정되어있는게 아닌 플레이할때마다 랜덤하게 바뀐다. 최신버전의 아이팟에서도 같은 기능을 제공하지만, 내 아이팟은 이제 4년 가까이 되어가는 구닥다리라 지금은 iTunes로만 즐기고 있다. 이것땜시 지름신께서 터치를 들고 가끔씩 입질을 하신다는...

스래쉬메틀 이야기가 나와서 잠깐. 이제는 이런류의 음악 어지간해서는 잘 안듣게 되었지만, 딴건 다 버려도 메탈리카의 앨범들만은 여전히 건재하게 라이브러리에 남아있다. (물론 잘 안듣기는 마찬가지다. -_-) Master of Puppets 앨범에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곡은 Disposable Heroes인데, 이거 좋아하는 사람들 별로 못본것 같다. 메탈리카 곡 전체를 통틀어 최고 명곡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데, 꽤 긴 러닝타임에도 곡이 워낙 타이트하게 꽉 짜여져있어 전혀 지루하지 않다. 역시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커크해밋이 훌륭한 기타리스트라고 생각해본 적이 한번도 없었던것 같은데-_- 그럼에도 이 곡에서 커크의 솔로는 흠잡을데없다. 아마 앞으로도 이보다 멋진 솔로는 뽑아내기 힘들지 않을까 싶다는.. ^^

잡담 끝. 오늘은 일찍 자고 내일 학교나 일찍 가야지. (이러고서 일찍 일어난적이 과연 몇번 있었더라.. -_-)

by 伯松 | 2009/10/05 13:22 | music | 트랙백 | 덧글(0)

수치스러움

7월말에 제출한 논문의 리뷰를 며칠전 받았다. 이미 지난 봄에 한번 물먹은 논문이었고, 라이팅부터 이것저것 나름 신경 많이 써서 고쳤기에 내심 약간의 기대가 없지는 않았었는데..

...리뷰의 결과는 처참했다. ㅠ.ㅜ

총 5개의 리뷰를 받았고, 몇몇 리뷰어들은 무슨 내용인지도 잘 모르는듯 했으나, 모르는 그들의 눈에도 novelty 부족은 눈에 띄었나보다. 문제는 한 페이지 가까이 빼곡히 적어놓은 한 리뷰어의 면도날같이 신랄한(그리고 다소 arrogant한) 코멘트를 읽고는 그야말로 떡실신된 기분이었다. 좀 괜찮은 학회는 리뷰가 일단 공개되고 나서 그 리뷰의 내용에 대해 저자에게 다시 한 번 답변할 기회를 주는 rebuttal이라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 그 리뷰어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나는 다시 한 번 얼굴이 화끈거릴만큼 수치스러운 경험을 하게 되었다. 그토록 신랄하게 지적받은(factual incorrectness라는 매우 직설적인 표현까지 써가면서) 내용들이, 정말 너무나도 간단한 내용임에도 말도 안되는 착각에서 비롯된 아이디어였던 것이다.

물론 double blinded review라 '공식적'으로는 저자는 리뷰어가 누군지, 리뷰어는 저자가 누군지 모르지만, 이 바닥도 그다지 넓지는 않기에 리뷰 몇 번 받아보면 대충 누군지 짐작이 간다. (그 리뷰어가 누군지도 대단히 강력한 심증으로 짐작이 간다. ^^) 어쩌면 그쪽도 내가 누군지 알 수도 있을 것이다. 부끄러웠다. 나도 나지만 지도교수님께도 대단히 수치스러운 일일수도 있을 것이다. 어차피 전반적으로 그다지 좋은 리뷰가 없어서 결과야 뻔하긴 하지만, 이렇게 흠씬 두들겨 맞고도 제대로 맞받아치치도 못한 채 '그래, 니 말이 맞다'고 무릎꿇어야 하는건 상상 이상으로 치욕스러운 경험이다. 물론 말도 안되는 내용으로 까기만 하는 리뷰도 있지만, 내가 하는 분야에 빠삭한 사람들이 하는 '지적질'은 그저 뻘소리가 아닐 확률이 대단히 높다. (내가 심증으로 짐작하는 그 리뷰어도 이쪽에서 소위 '잘나가는' 몇손가락 안에 드는 교수다.) 

지난번 리뷰에서는 설명이 clear하지 않다고 해서 이번엔 최대한 명료하게 설명하려고 했더니만, 설명을 너무 clear하게 해서 다들 너무 이해를 잘했는지-_- 생각지도 못한 태클에 정신을 못 차릴 지경이다. 그래도 우리쪽에선 one of top 3 conferences고, 라이팅이 horrible하다는 코멘트는 없었다는 걸로 위로를 삼아야 하나. -_-; 뭐, 나도 사람인지라 실수할 수도 있는거고, 개망신(...) 한번 당하고 나서 큰 오류 하나 발견한셈 쳐야겠지만.. 충격이 적지는 않다. 

에휴. 어쨌든 rebuttal 다 썼다. 교수님 feedback만 받고 나서 얼른 내야지. (내봤자 달라질건 없겠지만 ㅠ.ㅠ)

by 伯松 | 2009/09/26 12:11 | freeboard | 트랙백 | 덧글(0)

또 잡담

- credit card 도용 사고 이후, 웹페이지를 잘 뒤져보니 minus balance에 해당하는 금액을 check으로 돌려받을수 있다는걸 확인하고 잽싸게 신청. 근데 알고보니 fraud transaction들이 아직까지 under investigation이라 이게 다 완료될때까지는 신청이 불가능하댄다. 한마디로 현재 minus balance도 temporary지 최종확인된게 아니라능.. ㅠㅠ 당분간 예의주시해야할듯. 어쨌든 tuition은 돌려받았으니 그나마 한숨돌렸다.

- 이 타운에서 같이 공부하던 친구가 있는데(지금은 뉴욕으로 포닥갔음) 그 친구 왈, 한국갔다 오는길이 꼭 군대 휴가 복귀하는것처럼 힘들다고 했었다. 나는 군대를 매우 짧게(...) 다녀와서 휴가 복귀하는 기분이 정확히 어떤건지 몰랐는데, 지난 겨울 한국방문 후 돌아오는 길이 너무나도 우울해서 그제서야 그 기분이 어떤지 조금 알게 됐다고 생각했었다. 근데 휴가 복귀할때의 참담함이란 고작(?) 그 정도로 설명할 수 있는게 아닌가보다.


복귀하는 버스가 사고가 나서 다리라도 부러졌으면 좋겠다, 베르세르크 축제의 터에 끌려가는 기분이다-_-, 도살장 끌려가는 소 돼지의 마음을 알 것 같다-_-;... 사실 한국다녀올때 기분이 그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음. 암튼 일반 사병으로 만기제대한 모든 분들은 대접해줘야 한다능..

by 伯松 | 2009/09/22 05:52 | 미분류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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